넷플릭스의 구세주로 불리는 핫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드디어 보기 시작했다.
총 9부작 중 현재 5화까지 보고 잠깐 멈춘 상태.
전 세계에서 난리가 났다는 이 화제작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스포 주의! 다만 결말까지는?!)
쌍문동 성기훈의 참 지옥은 신체포기각서도 빼앗긴 딸도 아닌, 당뇨로 병든 어머니의 발이다.
낼모레 50을 바라보는 쌍문동 거주자 성기훈씨(이정재)는 변변한 직업 없이 엄마한테 얹혀사는 불효 막심한 놈이다. 공고를 졸업하고 나름 번듯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10년 만에 부당해고되면서 근로자에서 실직자로 강퇴된다. 아내와는 이미 이혼했고 10살 난 딸에게는 제대로 된 선물 하나도 손에 쥐어주지 못한다.
신체포기각서에 코피를 인주삼아 지장을 찍을 정도로 처참해지던 어느 날에, 의문의 남자(공유♡)로 부터 게임 하나를 제안받는다. 딱지 치기로 10만 원 빵!
얻는 것보다 잃은 게 많은 승부였으나, 아픈 게 지나고 나면 참을만할 정도로 괜찮았다는 게 문제.
그는 그렇게 옛 추억의 게임에 홀린 듯 소환당한다.
마치 이름을 빼앗긴 '센'처럼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게 된 456번(=성기훈).
인당 1억, 총 456억의 상금이 걸린 데스매치. 니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명확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수많은 성기훈들은 처참하게 자신들의 현실에 갇힌 채 인권을 유린당한다.
다행히 동심을 가장한 파괴적인 데스 게임에서 겨우 살아남아 일상으로 돌아온 기훈. 그러나 그의 바람과 염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는 다시 사지로 내몰리게 된다.
어머니의 병든 발은 더 참기 힘든 지옥이었다.
동심에서 현실로 밀려난 어른이들
오징어 게임에는 총 6개의 게임이 등장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설탕 뽑기(달고나),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 오징어 게임]
여러 게임들이 있었으나 역시 충격은 첫 게임에 있었다. 신선하기도 하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달까.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신박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유년시절의 향수를 느낄 새도 없이, 예쁜 추억들은 피로 물들고 마니까.
다양한 놀이를 했던 어린시절의 골목길은 놀이터가 아닌 전쟁터로 변하고 말았다.
잔인함은 인간성 상실의 고발일까 회복의 의지일까
드라마를 중간에 멈춘 이유는 '잔혹함' 때문이다. 넷플릭스 제작물들은 대부분 선정적인 것들이 많아서, 선뜻 보게 되질 않게 되더라. 물론 거기에 혹하고 열광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지만. 이 드라마보다 더 잔인한 작품들은 많겠으나, 유독 더 강렬하게 느껴진 건 이곳에 갇힌 사람들의 절박함 때문일 거다.
여기에 한심하고 딱한 사람들은 많아도 죽어야 할 사람은 없다. 비록 남에게 해악을 끼치는 양아치 장덕수라도 그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건 법의 심판이어야지 어떤 개인이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각본과 배우 말고도 볼 게 많은 드라마
어쨌거나 오징어 게임이 연일 전세계적으로 화제인 이유는 각본과 감독, 배우들을 넘어서 새로운 공간을 만든 미술팀에도 있다. 어린이들이 있을 법한 공간에 떨궈진 어른들의 모습이 대비가 되면서 어찌 보면 잔인함을 더 극대화시키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는 오징어 게임 체험관에 3000명 씩 대기를 하고
외국 지하철에서는 딱지치기까지 벌어지는 진풍경
그리고 이런 웃긴 짤도 간간이 올라온다.
기사로 결말을 어느정도 스포 당해서 알고 시작하긴 했으나, 그 과정이 궁금해서 잔인한 부분에서는 눈 딱 감고 보려고 한다. 예상보다 엄청난 성공으로 넷플릭스도 잠깐 동안은 우는 소리 안 할 테고(계속 열일하기는 해야겠지만), 시즌2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는 모양인데 개인적으로 시즌2보다는 유일한 시즌1로 잘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1qZqiuec_Tcf84QxPLwj7m0N8ZFLn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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