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Attack On Titan)
벽 안에 갇힌 인류의 생존기
- 원작: 동명의 만화 '진격의 거인' (총 34권)
- 작가: 이시야마 하지메
- 애니메이션 작화 : 1-3기 위트WIT, 4기 마파MAPPA
- 넷플릭스, 티빙에서 볼 수 있음
19세 미만은 시청불가인 이 애니를 내가 보게 될 줄은 몰랐다. 2013년 애니 첫 방송할 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었다. (대강 기억이 나는데 나도 진격거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눌러보지 않았을 뿐..)
포스터만 봐도 괴기스러운게, 영 나랑은 안맞을거라 생각해서 관심도 두지 않았었다. 19금이라는 게 잔인해서 그럴 거라는 것도 이미 예상했었고.
(그도 그럴 것이, 내게 일본 애니메이션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 초속5센티미터, 썸머워즈 등이 대표적이다.)
근데 뭔가에 홀린 듯 티빙에서 1편을 보고 충격 속에 3기까지 끝내버렸... ㅋㅋㅋㅋㅋ
세계관이 정말 어마어마한 작품이다.
오로지 인간만을 먹는 거인들에 맞서 싸우는 인류의 이야기
인간이 서로 인간과만 싸우던 시대가 아주 먼 옛일처럼 여겨지고, 3개의 방벽에 갇혀 바다와 모래사막을 알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가는 인류.
50m의 방벽이 뚫리고 안전하던 인류의 삶에도 구멍이 뚫리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방벽 가장 바깥(월 마리아)을 둘레로 하면 거의 한반도 수준에 가까운 영토라는데, 이 인류가 미처 알지 못한 자신들의 영토는 4면이 바다인 거대한 섬이며 모티브는 아프리카 옆 마다가스카르 섬이라고 한다.
무지성 거인과 시조 거인 등의 아홉 거인, 배경과 인물들의 소재는 작가피셜 대부분 북유럽 신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작중 인물들은 독일식 이름들이 많다.
그리고 인간에 환장하는 거인들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처음에 내가 정말 보기를 극도로 꺼려한 이유.jpg
진짜 첫 화 보고는 비위상했다.
밥맛이 기행종처럼 달아나는 기분.
입체감 있는 등장인물들(feat. 조사병단)
거인 앞에 무력한 인간이지만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사냥감이 아니라 사냥꾼으로서 거인들이 있는 벽 밖을 나서는 용감한 병사들이 주인공이다.
조사병단의 리더. 자신의 꿈이 곧 인류의 꿈이라 생각하며 나아가는 인물.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이 생각나는 사람. 인간성 마저도 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러나 그 전에 진짜 리더라고 끄덕여지는 사람.
수많은 남자 병사들을 두고 거인과 연애하는 괴짜.(원작 만화에서는 성별이 불분명한데 애니에선 확실한 여성으로 등장) 그 호기심이 자신을 죽일 수 있음에도 절대 죽지 않는 사람.
차가운 얼굴에 그렇지 못한 심장을 가진 사람. 거인에겐 감정 없고 부하들에겐 진심인 인류최강병기. 그리고 진격거 인기 지분율 80%에 해당하는 사람. (안 본 사람도 리바이는 알 껄?)
인류를 지키는 세 개의 병단(헌병단/주둔병단/조사병단)의 존재와 입체기동이라는 어마무시한 무기(내 기준 최첨단)가 있음에도 체급과 더불어 거인에게 인간은 그저, 파리목숨에 불과하다.
엄청난 전투력 차이에 인류 중 가장 강력한 집단인 조사병단도 벽외조사에서 거인들에게 씹고 뜯기고 밟히는 굴욕을 피할 수가 없다.
좀 이기는가 싶으면 또 지고, 또 먹히고.
거기다 여성형 거인, 갑옷 거인, 초대형 거인, 짐승 거인 등 별의별 거인들이 다 등장하는데 특히 여성형 거인의 등장에서는 나름 아껴왔던, 설마 죽겠어 했던 인물들이 낙엽 떨어지듯 애니에서 하차하는 걸 보면서 분노를 넘어 상실감을 느꼈다.
나한테 일본 애니는 반짝거리고 아름답고 마음이 포근해지는 그런 거였는데...
여기선 그 딴 거 없다.
안 죽을 줄 알았던 인물들도 다 죽었다.
그래서 내가 4기에 마음을 접은 거고.
작가의 정신세계가 너무 피폐한 게 아닐까 염려스러울 정도인데 관련 인터뷰나 해설을 찾아보면 이해가 되기도.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서, 인간성의 종말에 대해서 다루는 꽤나 철학적인 얘기들이 있기에 무조건 까고 볼 애니는 아니다.
조사병단 간부조(미케/앨빈/리바이/한지/나나바/모블릿)
이 만화의 주인공은 에렌 예거라는 소년인데 나는 그보다는 다른 인물(리바이♡)에 더 마음이 갔었다. 특히 조사병단 내 간부조들과 舊리바이반은 정말 애정했었다.(다 하지메가 뺏어갔지만) 덕분에 갤러리에 짤만 늘었다.
진짜 구리바이반 돌려놔 ㅠㅜ
간부조에서 사랑 듬뿍 받았을 법한 한지. 금손팬들의 이런 일러스트를 보면 더 가슴이 아릿하다ㅜㅠ
이 둘 브로맨스는 진짜 인류 최강이었음.
둘이 됐어야ㅠ했는데 ㅜㅠㅜㅜ 거인 하나 키우면서 ㅜㅠ
참, 리바이 키가 160cm! 한지 보다 확실히 작다 ㅋㅋㅋ 인류 최강에게 작가가 선사한 유일한 약점? 근데 팬들한테는 요정으로 불림 ㅋㅋㅋ
왠지 조사병단 내에서 한지의 사과머리를 피해간 사람은 없을 듯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짤줍하다 발견한, 발리에 놀러간 간부조.
시점이 약간 한지적(?)이다 ㅋㅋㅋ
미케랑 나나바, 모블릿까지 다 있다. 넘 좋아ㅜ
이거 그리신 분 진짜ㅠㅠ 최고시다.
마음이 막 말랑말랑해짐 ㅜㅜ
진짜 간부조 저 세상 행복이네...
조사병단도 간부조도 점점 사라지고...
수많은 동료들을 잃었지만 인류가 승리를 하는 날도 있기는... 했다.
조사병단 104기 (에렌과 친구들)
실제 이 이야기는 에렌 예거를 비롯, 미카사 아커만, 아르민 알레르토 등의 서사가 중심이다. 어린 나이에 눈 앞에서 거인에게 자신의 엄마가 먹히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후 조사병단에 들어가 거인을 다 때려죽이기로 한 주인공 에렌.
세계관도 크고 얽혀있는 이야기들도 많지만, 중간중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았다. 인류는 거인화 능력을 가진 에렌을 희망이라 부르며 목숨을 다해 그를 지키지만, 결말은 너무 허무하다.
4기를 보기도 전에 결말을 알게 되어 허탈한 것도 있지만 앨빈이 죽은 것도, 그리고 그를 살리지 않도록 극이 전개되어 간 것도 한몫했다.
리바이를 이해하지만 앨빈을 살렸어야 했어. 그리고 에렌을 죽였어야 되는데 ㅋㅋㅋㅋ
애니는 입체기동이 다했다 (w/wit)
어쨌거나 이 애니가 우울하고 무력하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은 최고다.
거기다 영혼을 갈아넣은 것 같은 작화도.
입체기동이나 거인과의 전투신들을 보면 경이롭다 느껴질 정도.
다들 입체기동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다름. 보다 보면 뭔가 웅장해지는 게 암튼 멋지다, 조사병단!
이런 엄청난 무기가 있어도 거인 뒷모가지 베는 것밖에는 할 수가 없지만ㅠㅜ
그래도 리바이가 거인들 썰어버릴 땐 진짜 속이 다 시원했다.
진짜 전투력에 있어서는 리바이를 따라올 자가 없다. 그게 리바이를 더 외롭게 했을 것 같지만.
이 아커만 가문들이 잘만 합심했어도 거인들 멸망 시킬 수 있었지 않을까. 근데 막는 것들이 너무 많아.
하늘의 별급인 우리 최강 병장님 ㅋㅋㅋ
주인공은 에렌인데 인기로는 리바이가 주인공임 ㅋㅋ
리바이 덕분에 크라바트를 알게 됐음 ㅋㅋ
우울한 결말만 아니라면 참 좋았을텐데.
그래도 한 번쯤은 볼 만한 진짜 멋진 만화인 건 맞다.
간부조가 행복한 모습으로, 스핀오프라도 나왔으면 좋겠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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