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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읽을거리/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내 삶이 박살나버렸다.

by 끝내주는 B+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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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기본 정보

 
-다른 제목: Unlocked / スマホを落としただけなのに / 虽然只是弄丢了手机
-감독: 김태준(감독의 첫 상업 영화)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서스펜스
-원작: 시가 아키라의 동명소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동명의 일본 영화 두 편 있음
-주연: 천우희, 임시완, 김희원
-스트리밍: 넷플릭스
-길이: 117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평점: 7.87(네이버 영화 기준)
 
 
 

메인 포스터

 
 
 
 

하루의 끝과 시작, 스마트폰

보통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저는 핸드폰을 찾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텐데요. 이 작은 전자기기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힘든 요즘입니다. 급하게 나온 출근길에 핸드폰을 두고 나온 걸 알게 되면 그렇게 분할 수가 없어요. 폰이 없으면 당장 버스나 지하철도 탈 수 없고(지갑에 현금이나 카드가 없다는 가정 하에) 연락 자체가 안되니까요. 그날 하루는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의 한 부분, 어쩌면 전부가 돼버린 스마트폰. 그 안에는 우리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비롯한 각종 계정,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처, 내 개인 선호도에 따른 소비 생활 등이 있기 때문에 어느 날 이 모든 것들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이 영화는 그런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알고보니 원작이 따로 있었네요. 일본 작가 시가 아키라의 동명소설을 모태로 하고 있는데요. 같은 이름의 일본 영화두 편이나 있습니다. 여주인공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하필 변태의 손에 들어가 스토킹, 관음, 성폭행 등의 무시무시한 범죄에 노출되는 끔찍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원작을 제대로 살리진 못했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한국판은 어떨까요?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줄거리 

이나미(천우희 분)는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그녀의 일상은 우리가 아는 대로입니다. 스마트폰의 알람으로 잠에서 깨고, 원하는 음악을 들으며 출근 준비를 합니다. 버스비와 편의점 도시락 결제는 당연히 스마트폰으로 합니다. 쇼핑몰 앱에서 신상을 확인하고, 곧바로 주문을 합니다. 친구들과 메신저로 수다를 떨고, 약속을 잡고, 인증샷을 찍어서 인스타에 업로드합니다. 
폰을 잃어버린 그 날도 비슷했습니다. 늦은 밤 친구들과의 술모임이 끝나고 막차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집 근처 정류장에 도착한 걸 알고 급히 내리는 사이 자신의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죠.
그런데 그녀의 핸드폰을 주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우준영(임시완 분)이죠. 
 
 

우준영은 어떻게 스마트폰으로 그녀의 일상을 훔쳤을까

 
나미는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절친 덕에 핸드폰을 잃어버린 걸 알게 됩니다. 핸드폰을 주운 준영은 이미 치밀한 준비를 해둔 상태였습니다. 미리 녹음한 여성의 목소리로 대화하며 호의를 베푸는 척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 뜨립니다. 그러나 이내 나미의 스마트폰의 액정을 일부러 깨트립니다. 그리곤 미안하다며 파손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테니 자신이 아는 사설 폰 수리점에서 직접 찾아가라고 하죠.
 
 

 
이 수리점의 주인은 사실 준영입니다. 그는 휴대폰 수리나 정보 분석, 스파이웨어 등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철저한 계획 하에 스마트폰 주인을 자신의 가게로 오게 하는 거죠. 수리를 위해서는 폰의 잠금해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준영은 나미의 비밀번호를 손쉽게 얻습니다. 
준영은 이를 통해 나미의 휴대폰에 스파이웨어를 심어 실시간으로 그녀를 감시합니다. 전면, 후면 카메라와 스피커가 눈과 귀가 되어 그녀의 24시간, 일거수일투족을 준영에게 전송해 줍니다. 
 
 

 
 
나미가 로그인한 소셜앱과 연락처, 메시지의 내용 등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집과 직장 주소, 가족, 친구, 직장생활, 무엇을 좋아하는지, 오늘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는지, 나미가 절대로 공개하고 싶지 않은 업무적 비밀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준영은 밤새 나미에 대해 '공부'합니다.




모든 일이 하룻밤 만에 벌어졌다

 
 
 
 
 


 
 
한편, 형사 우지만(김희원 분)은 일련의 살인사건을 조사중입니다. 여러 구의 시체가 연달아 발견된 가운데 증거들을 좇아갈수록 사건은 오래전 연을 끊은 자신의 아들에게 향합니다.

 
 
 
살인범을 좇을 수록 자신의 아들이 한 짓이 아닐까 하는 자책과 불안이 내내 그를 짓누릅니다. 

그건 그가 지난 날 아들에 대해 휘두른 일종의 폭력(물리적, 심리적)이 아들에게서 살인이라는 광기로 표출된 것은 아닐까하는 염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준영과 지만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나

 
 
 
 
 


그 사이 준영은 더욱 대담해집니다. 자신의 모습으로 나미의 실생활에 나타나 좋은 인상을 남기는 식으로요. 아버지 커피숍의 단골인 척 우연한 만남을 이어가고, 나미가 팔려는 물품을 중고 거래인 척 구매하거나, 좋아하는 야구팀 경기 티켓을 헐값에 팔면서 자신의 명함을 남기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절친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잠든 나미는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지 않아 지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각보다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장과 알고 있던 둘만의 비밀이 직원들 채팅방에 올려져 있고, 회사 제품 마케팅을 위해 만든 인스타 비밀 계정도 뒷광고로 오해를 받으면서(보기에 따라 뒷광고로 의심받을 만한 상황) 순식간에 회사는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됩니다. 

나미를 전적으로 신뢰했던 사장도 그녀의 해명을 변명으로 치부하며 일순간에 내쳐버립니다. 
 
한 순간 회사에서 쫓겨나고 신뢰까지 바닥나버린 나미는 절친과 경찰서를 찾지만, 어떤 해결책도 얻지 못합니다.
그때 나미는 준영에게 받은 명함을 떠올립니다. 보안전문업체에서 일하는 그라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손을 내밉니다. 
 
 

한 번 잘 생각해 봐요 누가 그랬을지

천연덕스럽게 해킹 당한게 맞다며 도움을 주겠다는 준영은 나미와 단 둘이 있는 틈을 타 누군가 그녀의 핸드폰을 몰래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지난 밤 친구가 나미의 집에 와 함께 있었던 걸 이미 알고 있는 준영은 이 점을 악용합니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의심은 불신이 되면서 나미는 가장 친한 친구와도 멀어지게 됩니다.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 고작 3일





완전히 혼자가 된 나미. 이 모든 게 다 핸드폰 때문이다 싶어 바닥에 내동댕이 친 순간, 문득 이 핸드폰을 수리하고 난 후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해 당시 수리점으로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던 우지만 형사와도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이 같은 인물을 쫓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동조 수사가 진행되죠. 
 



 
준영이 눈치채지 않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아버지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누구라구요?

 
아들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던 탓일까요. 모든 게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긴 아들과 연관되었을지도 모르는 사건인데, 어서 잡아서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형사인 아버지는 허망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나 여기 있는데

 
 
허탈하기는 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연 약속을 취소하여 끝내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준영을 뒤로하고 그녀는 자신의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본가(아빠)로 향합니다. 
 
 
 
늦은 밤,  불러도 대답없는 아빠를 두고 자신의 방에 온 나미는 약속이 취소된 준영에게 전화를 걸게 됩니다. 수상한 벨소리가 자신의 방 위층에서 들리는 것을 알고는 재빨리 아빠를 보러 가지만, 상황은 이미 늦었습니다. 

 
 
나미의 폰을 통해 이미 그녀 가족의 정보를 알고 있던 준영이 미리 침입해 아빠를 가둬둔 거죠. 

나미는 묻습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냐고.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이유? 없는데?
그냥 네가 스마트폰을 거기에 떨어뜨렸잖아.
까꿍

 
 
 
아빠를 살리기 위해 나미는 자신이 인질이 되기로 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녀는 살아날 수 있을까요. 
우지만 형사는 끝끝내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될까요. 

이렇게 죽을 순 없습니다

 
 
 


현실적인 생활 밀착형 공포

 
-영화 총평/총정리:

억울함이 담긴 영화제목을 처음 봤을 땐 생각 못했는데, 보면 볼수록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몰려왔습니다. 천우희가 연기한 이나미는 현대의 일상을 살아가는 나를 포함한 우리를 너무 잘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자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거 자체가 문제 아니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건 결국 범죄를 당한 사람에게 그 때 왜 그 자리에 있었냐는 질문과 같은 맥락 아닐까요. 그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뿐입니다. 술을 마신 것도, 그 날 그 늦은 시간에 버스를 탄 것도, 버스에 핸드폰을 두고 내린 것도 모두 잘못은 아닙니다. 그걸 주워서 범죄에 이용한 놈이 잘못인 거죠. 
다만 이 영화는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전반적으로 그려내기엔 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스마트폰 하나 때문에 한 사람의 일상이 처참히 부서져 가는 걸 너무 선명하게 그려서 꽤나 가학적으로 느껴졌거든요.(마지막 후반부를 포함해서요) 거기다 영화 비상에 이은 임시완의 캐릭터 중복은 살짝 피로감도 느껴졌습니다. 또한 준영으로 추정되는 살인마가 어떻게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여왔는지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성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정보 보안문제, 편리함과 위험성, 스마트폰의 양면성, 인터넷 시대의 관음적 범죄와 그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문제 등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 점에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하나의 오락물로써, 또는 일종의 경고로써 나름 괜찮은 영화인 거 같아요. 핸드폰을 잃어버려 그로 인한 나쁜 기억이 없다면 예방차원에서 한 번쯤 봐도 괜찮지 싶네요.
앞으로 핸드폰 잘 챙기고, 보안 업데이트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갤럭시 같은 경우에는 핸드폰 수리 모드라는 게 있어서 수리기사들이 내 개인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더라고요. 
 
우린 그저 좀 더 편안하고 그 안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스마트폰을 쓰는 거니까요. 어쨌거나 이런 영화 속 불행이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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