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시즌 2 10부작, 이번 시즌도 떡밥 회수는 좀 어렵겠다.
미드 프롬 시즌 2는 시즌 1만큼이나 깨지 않는 지독한 악몽이다. 지난 시즌 결말에선 대형 버스가 마을로 들어서면서 대혼란을 예고했었다. 등장인물 각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마을을 벗어날 갖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 마을 보안관 보이드부터 어린 이선까지 개인이 겪는 지옥이 천차만별이다. 나에겐 보이지만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악몽이 된 현실에서 사람들은 공포를 공유하고 접점을 찾기 위해 애쓴다.
현재 미국에서는 9화까지 방송이 됐다. 티빙 기준으로는 4화까지 한글자막을 입은 상태. 일단 내용자체가 4화까지는 봐야 좀 해소되는 느낌이 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시즌1의 내용을 알아야 시즌2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즌1부터 시즌 2 8화까지의 내용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요!
*대형버스를 통해 20여 명의 사람들이 마을에 들어왔고 혼란과 유혈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
*무전을 통해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은 짐은 어떤 존재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고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다는 가설을 세운다. 커다란 트루먼쇼라고나 할까.
*제이드는 지하실에 연결된 동굴을 탈출한 태비사를 통해 자신이 발견한 다이어리 속 문양이 이 마을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라와 숲을 탐험하던 보이드는 나무 구멍에 빠지면서 마틴이란 자를 만나게 되고 피를 통해 그의 몸속에 있던 벌레에 감염된다.
*보이드는 자신의 몸속에 있던 벌레를 피를 통해 괴물에게 감염시키고 결국 괴물을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다.
*환영을 보는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는데 발레리나가 춤추는 오르골을 발견하고 소리를 듣는다는 것. 오르골 소리를 듣는 사람은 보이드, 케니, 매리이다. 그리고 제이드와 태비사는 오르골과는 상관없이 슈트를 입은 남자 인형을 통해 환영을 본다. 그리고 각자가 보는 환영은 다 다르다.
미드 프롬 시즌1~2 등장인물 서사 모음
1. 태비사와 빅터
- 남편인 짐 매슈스가 콜로니 하우스 근처에서 폭풍우를 헤치며 무전 송신탑을 공들여 쌓는 사이, 아내인 태비사는 이 마을에 전기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궁금하게 여겨 거처하는 집 지하실 바닥을 파헤친다. 전선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보려고 했으나 막상 그 아래엔 전선은 없고(연결 X) 거대한 통로로 어딘가와 이어져 있었다. 때마침 짐은 어떤 목소리와 무전으로 연결되고, 초면에 자신의 이름과 아내에 대한 경고 메시지(짐, 당신 아내는 지하실에 구멍을 냈으면 안 됐어!)를 듣고는 불안한 마음에 곧장 집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바닥이 무너져 내린 지하실에서 아내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버스를 통해 새로 합류한 마을 사람(브릭)과 기존 마을 사람(톰)이 함께 아내를 찾기 위해 손을 보탠다. 함몰된 지하실 바닥에 의해 집은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짐과 다른 사람들은 갇힌 채 밤을 보내게 된다.
한편 태비사는 어두운 동굴을 헤매다 빅터를 만난다. 거기서 괴물로 추정되는 잠들어있는 존재들을 마주하면서 어렵사리 동굴을 빠져나온다. 이미 어둑해져 밤이 가까워진 숲에서 빅터의 비밀 아지트를 발견하고 거기서 안전하게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동굴을 나선 그때부터 쭉 환영에 시달린다. 그녀의 눈에 동굴에서 보았던 어린 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빅터는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생존자. 자신에게만 보이는 (흰 옷을 입은) 어린 남자아이를 이선(짐과 태비사의 아들) 역시 본다는 걸 안 후 마음을 조금 열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비밀을 간직한 걸로 보인다. 절대 먼저 알려주지 않고 누군가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거나 그에 관해 물으면 겨우 대답해 주는 정도. 열쇠이자 자물쇠 같은 인물이다. 그가 이 마을에 왔을 때 엄마와 여동생도 있었다는 게 밝혀진 바, 그의 사연에 탈출의 실마리가 있진 않을까 기대하게 한다.
2. 보이드
- 세라와 함께 숲(괴물은 숲에서 나온다)을 조사하던 중 위험을 피해 나무 구멍으로 숨은 보이드. 뒤따라온 세라는 온데 간데없고 그 구멍은 우물 같은 구덩이에 그를 떨구었다. 세라를 애타게 부르던 보이드는 구덩이 입구에서 한 노인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밧줄을 통해 탈출에 성공한다. 나무 구멍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어떤 장소에서 쇠사슬에 결박된 노인을 발견한다. 마틴이란 이름에 해병대 출신인 이 남자는 '그것'들이 오기 전에 도망가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친절한 보이드는 그를 구하려는 와중에 되려 마틴에게 상처를 입고 피를 통해 무언가에 감염 돼버리고 만다.
My blood is your blood, now!
내 피는 이제 네 피다!
마틴의 팔에서 꿈틀거리던 것들이 상처와 피를 통해 보이드에게 전달되고 어렵사리 그곳을 탈출한 그는 다행히 빅터와 태비사를 만난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그는 오르골 소리와 환영, 몸속을 기어 다니는 정체불명의 벌레로부터 공포와 고통을 겪는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는 고독한 상황 중에 아들인 엘리스가 콜로니 하우스에서 부상을 입는다. 수혈이 필요하지만 유일한 공급자인 보이드는 감염 때문에 아들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줄 수 없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보이드는 자신의 오염된 피를 괴물들에게 주입하려고 한다. 모든 것이 모험이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밤길을 나선다. 손바닥에 상처를 내고 가까이 다가선 괴물의 목을 그어 그 위에 자신의 피를 덧댄다. 괴성을 지르며 쓰러진 괴물은 다음날 사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크리스티, 케니와 괴물의 사체를 해부한다. 인간의 내부 구조와 비슷하지만 밤사이 피 한 방울 없이 말라버린 미라에서 세 사람은 노란 담즙을 얻는다.
이게 괴물을 쓰러뜨릴 한 방이 될 수 있을 것인가.
3. 세라
- 불길한 목소리에 휘둘려 살인을 저지른 세라. 마을 규정에 따라 박스 속에서 밤을 지새우며 일종의 사형에 처해졌어야 할 그녀이지만, 카트리 목사(시즌1에서 괴물에 의해 사망)와 보이드에게 보호를 받으며 숨어 지내왔다. 시즌 1에서 제이드의 친구 토비를 죽였고 마을 부보안관 케니의 아버지가 죽도록 방관했으며 어린 이선까지 죽이려 했다. 그 와중에 자신이 잘못 휘두른 칼에 오빠 네이선까지 죽게 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다.
살인자인 세라를 카트리 신부는 왜 보호하려 했을까.
- 세라는 위험인물이기 때문에 아무런 보호장치도 부적도 없는 박스에 갇혀야만 했다. 그러나 그녀는 카트리 신부에 의해 일종의 구원을 얻는다. 다만 종교적 또는 신앙적인 이유가 아니다.
카트리 신부는 이곳에 오기 전 끔찍한 가정폭력 현장을 목격했다. 아버지를 피하고자 도움을 구했던 소년에게 손 대신 초코바를 들려준 그는 불편한 마음에 그 집에 가정방문을 했고 거기서 술 취한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아 죽은 소년을 보고 만다. 카트리는 분을 참지 못하고 아버지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렸다. 성직자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들어선 곳이 이 마을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지난 과거의 기억과 관련된 물건들 몇 가지를 몰래 파묻었다. 피 묻은 옷가지와 초코바는 그렇게 묻혔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현재, 누구도 알지 못할 그의 과거를 세라는 불길한 목소리를 통해 그림으로 그려냈다. 그게 세라가 살 수 있었던 이유다.
보이드는 의심하면서도 세라를 통해 초자연적인 존재에 다가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선택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음을 알게 된다. 세라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세라에게 적대적이다. 세라를 괴롭히고 조종하는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알리 없다. 보이드는 도나의 도움을 받아 그녀가 마을의 일원으로 다시 살 수 있게끔 해준다. 만약 이번 시즌에서 세라가 죽게 된다면(극 전개상으론 놀랍지도 않을 것 같다. 하도 희한한 일이 많아서) 꽤 큰 반향이 있을 것 같다.
4. 케니
- 치매인 아버지를 괴물에 의해 잃은 케니. 그 끔찍한 사고의 진상을 나무 구멍을 통해 예배당으로 들어온 세라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사고도 우연도 아닌 어떤 의도로 가해진 비극. 세라도 케니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세라가 문을 열어 케니의 아버지가 죽은 거니까) 배신감과 분노로 자신을 가득 채운 그는 보이드에게 모든 원망을 쏟아 놓는다. 부보안관직을 내려놓고 마을의 평범한 일원으로 살아가려고 하지만 쉽진 않다. 마을에는 끊임없이 사건들이 일어나고 부보안관의 빈자리는 보이드에게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크리스티와의 관계 변화가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영향이 없진 않을 거다. 고백은 했지만 거절당했고 그녀의 약혼자(매리)가 버스를 타고 이 마을에 들어온 상황. 삼각관계까지 엮여있다니.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5. 크리스티
- 의대 3학년 생인 크리스티의 존재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그녀의 의학적 지식으로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다. 시즌1에서 차 사고를 당한 이선의 다리 부상을 안전하게 치료한 것도 그녀다. 부보안관인 케니와는 좋은 관계지만 연인으로 발전하진 못했다. 그녀에겐 언젠가 돌아갈 사람이 있기에. 그런데 약혼자 매리가 시즌 1 막바지에 대형버스를 타고 이 마을로 오게 된다. 어떤 힘이 사람들을 이곳으로 모이게 하는 거다. 매리의 등장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떡밥이겠다)
6. 파티마와 엘리스
- 보이드의 아들 엘리스는 이 마을에 와서 엄마를 잃었으며 동시에 아버지를 버렸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이상증세로(아마 마을의 초자연적 존재에 의한 일이리라) 마을 사람들이 그녀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그걸 목격한 아빠는 엄마에게 총을 겨눴다. 보이드가 막지 않았다면 엄마의 총은 아들에게 향했을 것이다. 엘리스는 알고 있지만 도저히 아버지를 용서할 수가 없다. 오랜 시간을 거리를 두며 살아온 부자에게 유일한 버팀목이자 연결고리가 돼준 건 파티마였다. 자애롭고 용기 있는 그녀 덕분에 아버지와 아들은 조금씩 관계를 회복한다. 그리고 엘리스와 파티마는 굳건한 연인이 된다. 청혼을 주고받으며 이 마을에서, 그리고 마을을 벗어난 후까지 서로의 곁을 지키기로 맹세한 두 사람. 시즌 2에서 엘리스가 싸움을 말리려다 칼에 찔리는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더욱 각별해진다. 그리고 파티마는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를 감지하며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다. 임신할 수 없는 자신의 몸에 새 생명이 잉태된 것에 당혹스러워한다.
도나는 이 지옥 같은 곳에도 기적이 있고 희망이 있는 거라며 기뻐하지만 파티마는 이것이 혹시 우리를 지켜보는 누군가의 조롱이 아닐까 두려워한다.
이제 시즌 막바지까지 2화밖에 남지 않았다. (티빙 기준으로는 6화 남음) 보이드를 통해 괴물을 물리쳤고 그 경험은 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할 것이다.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 문제는 밖에 있지만 안에도 있다. 아직은 자신들이 겪는 이 지옥에서 하나의 정교한 교집합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겪어내는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서로 꿈의 조각들을 맞춰봐야 할 텐데 이번 시즌에서는 이루기 힘들지 않을까.
짐은 버스를 통해 마을에 온 랜들(새로운 트러블 메이커)이 도나를 납치 후 결박한 걸 목격하면서 충격에 빠진다.(8화 엔딩) 이 마을을 둘러싼 초자연적 존재들만큼이나 마을 사람들의 속내 역시 알기 어렵다. 그리고 작가들의 속내 또한 알기 어렵다는 게 시즌 2 8화까지 본 소감이다.
부디 작가들만 알고 시청자는 모르는 이 불확실함이 불합리함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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